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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드게임 관련/게임 리뷰

18XX, 18시리즈?

보노보노^^ 2019. 8. 6. 23:44
 

18XX, 18시리즈?

1. 글을 시작하기에 앞서

 먼저 '이 글을 왜 쓰는가?'에 대해서 밝히자면 더 많은 사람이 저와 같은 경험을 해봤으면 좋겠다는 이유가 가장 큽니다. 해보지 않은 분들에게는 간단한 안내가 되었으면 하고, 플레이를 망설이는 분에게는 결심을, 이미 경험해본 분들에겐 게임에 조금이라도 더 몰입감을 올려주는 심심풀이 글이 되었으면 합니다.

 비록 글재주는 얄팍하고 18시리즈를 많이 플레이 해본 것도 아닌데다가 게임 실력도 볼품없지만, 그럼에도 이 18시리즈를 권하고 싶은 마음은 큰 편이라고 자부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이해 가득한 마음으로 읽어주시길 바랍니다. 글을 읽으시다 중간에 어 요놈봐라! 하고 지적의 댓글도 좋지만 한번 쭉~ 읽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ㅎㅎ


 

18시리즈의 시작 프랜시스 트래샴의<1829>

이미지 출처 : 보드게임 긱


2. 18xx의 시작과 파생작들

 프렌시스 트레샴의 <1829>(1974년 작)을 시작으로~ <1825>,<1830>~ 등 게임 자체의 역사에 대한 이야기는 보톡스에서 에퀴녹스님이 다룬 적이 있습니다. 18시리즈의 팬이라면 한번쯤 들어보심을 추천하고요. 저는 18시리즈 중 특이한  작품 몇개만 소개해볼까 합니다.

 먼저 BC1800년대를 배경으로 한 <포세이돈>, 동물원을 배경으로 하는 <18ZOO>, <1870>의 룰을 바탕으로 한 맵 확장 개념이지만 제목이 특이한 <18??>, 미래 배경의 제목에서 18의 흔적조차 찾아볼 수 없게 된 <2038>, 긱 플레잉 타임 기준 45분으로 가장 짧은 <레일로드 바론>, 반대로 720분으로 가장 긴<18OE>, 거인이 소인국에 방문한 테마의<18릴리퍼트>(60-90분)라는 시리즈들이 있습니다.

 이정도 정보는 긱만 찾아봐도 나오니, 더 다양한 파생작 혹은 시리즈에 대한 이야기는 다른분들이 더 자세히 설명해주실 거라 믿고 이정도로 줄이겠습니다.

 

미래를 배경으로 하는 <2038>

이미지 출처 : 보드게임 긱

 

동물원 테마의 <18ZOO>

이미지 출처 : 보드게임 긱

 

긱 플레잉 타임 기준 최단시간의 <Railroad Barons>, 최장시간의 <18OE>

이미지 출처 : 보드게임 긱


3. 1800년대의 시대적 배경

 대체 왜 이 게임은 18XX시리즈가 된 것일까요? 개척시대와 철도사업의 번영 그리고 기술의 발전 등이 가장 큰 이유라고 볼 수 있습니다. 흔한 스팀펑크 창작물들은 19세기를 배경으로 하고 있죠. 기계장치의 로망이 있는 시대인 것 같습니다. 증기기관과 산업혁명 그리고 제국주의까지. 그야말로 증기의 시대! 기계장치! 스모그! 전쟁 같던 발전과는 달리 실제 전쟁은 100년동안 44개월 뿐이어서 "백년 평화" 혹은 "벨 에포크" 라고 불리웁니다. (여담인데 제가 좋아하는 청춘시대라는 드라마의 배경이 "벨 에포크"라는 쉐어하우스인데 지금 와서야 뭘 의미하는지 알았네요.) 그래서 왜 18XX인데? 하는 궁금증은 저 뒤로 이미 사라졌고요. 참고로 마지막 19세기인은 2017년에 사망하면서 이젠 역사로 구분되게 되었습니다.

 

19세기 빅토리아 여왕 시대를 배경으로 스팀펑크가 가미된 세계관의 <라이즈 오브 몰록>

이미지 출처 : CMON

 

‘벨 에포크’를 배경으로 한 <청춘시대>

이미지 출처 : JTBC


4. 증기기관과 증기기관차 그리고

 앞서 말한 기술의 발전은 증기기관의 발명이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증기기관은 연료를 태우고 그 열로 물을 끓여서 거기서 발생한 (수)증기가 실린더 혹은 기관장치를 누르는 압력으로 동력이 발생하는 장치입니다. 대중매체에서는 석탄이 가장 많이 등장하고 우리가 상상하기에도 석탄을 가장 쉽게 떠올리곤 하지만, 결론적으로는 물을 100ºC 이상 끓일 수 있다면 어떤 재료를 태워도 상관없다고 합니다. 가장 효율적인 재료가 석탄이었을 뿐이죠. 별의별 걸 다 태워도 증기기관은 작동합니다!

 


증기기관의 간략구조

이미지 출처 : 사이언스올 과학백과사전

 

제임스 와트의 증기기관

이미지 출처 : 사이언스올 과학백과사전


 이 증기기관은 우리가 모두 이름은 들어봤을 제임스 와트에 의해 1700년대에 최초로 상업화 되고 특허가 1799년 12월 31일에 끝나게 됩니다. 이후 1801년에 최초의 증기기관자동차가, 1804년에 증기기관차가 탄생합니다. 하지만 이때의 철로는 기관차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부숴졌고, 이를 해결하는 것은 1825년이 되어서였습니다. 영국의 스톡턴과 달링턴을 잇는 화물철도가 있었고, 1830년 리버풀과 맨체스터를 이어주는 선로를 부설해서 승객을 나르기 시작했습니다. 바로 <1825>와 <1830>의 배경이죠! (저는 두 게임은 못해봤습니다.) 제 생각엔 두 게임의 룰 북에는 이정도 배경은 적혀있을 것 같네요. 여담으로 프랑스의 첫 노선이 만들어진 해는 1829년, 독일은 1835년, 한국은 1889년입니다.


악덕 귀족이 되어 돈을 벌자 <1830>

이미지 출처 : 보드게임 긱


5. 두 가지 라운드 주식회사와 철도운영

 초기형 주식회사의 그것을 차용한 주식시스템이 18시리즈의 두 가지 재미 중 하나라고 볼 수 있습니다. 회사는 수익을 효율적으로 내기 위해서 만들어진 조직이고, 철도회사는 1800년대 당시 최고의 수익을 뽑아낼 아이템으로 여겨졌습니다. 그런데 철로를 설치하는데 드는 자본금이 엄청났기 때문에 주식회사의 형식으로 출자를 하게 된 것이죠. 안 그런 시리즈도 있겠지만 제가 해본 두 시리즈는 회사에 기차가 없다면 사장이 사비를 털어서 기차를 사야했습니다. 현금이 없다? 주식도 털어서 마련! 주식마저 없다면 파산하고 게임이 종료되는 거의 무한책임회사의 모습을 보여주는데요.  여기서  폭탄 돌리기 혹은 깡통회사 넘기기가 발생하는데 좌절하는 다른 플레이어들의 모습에 너무 즐겁습니다. 제가 유독 나쁜놈이라서 그런게 아니고 모두들 같은 심정이겠죠? 그렇다고 말해주세요.

 게임과는 별 관련 없는 주식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 더 해보자면, 오늘날 ‘주식’ 하면 대표적으로 떠올리는 뉴욕증권거래소는 1817년 월스트리트에 설립되었습니다. 때문에 <1817>의 박스아트에는 황소가 그려져 있죠. 뉴욕증권거래소의 설립을 기념하는 의미라고 합니다. 즉 <1817>은 지옥의 주식게임이라는 말이죠.

뉴욕증권거래소를 기념하는 황소가 그려진 <1817>

이미지 출처 : 보드게임 긱


  이번엔 주식 말고 한국 철도 '회사' 이야기. 한국은 1988년에 “표 파는 곳”을 “표 사는 곳”으로 표기를 개정하였습니다.  한국 철도사 연표를 보면 80년대에서 90년대로  넘어가는 시대의 흐름이 보입니다. 좀 더 승객친화적인 방향으로 변화했다고 해야할까요? 1989년에는 지하철과 버스 간 환승승차권제도 실시하게 되었더라구요. 지금이야 교통카드로 당연하게 여기던 환승 시스템이 그 당시엔 승차권으로 이루어졌다는게 놀랍습니다. (실제로 경험해 보신분들도 있으실테니 경험을 들려주세요. 전 할아버지가 쓰시던 버스 토큰까진 본 적 있습니다.)

1988년 <표 파는곳>

이미지 출처 : 서울메트로


 18시리즈의 재미는 주식 외에도 철도운영이 있습니다. 타일 놓기와 역을 설치하면서 최고의 효율을 뽑아낼 수 있는 루트를 찾아내면 희열이 엄청나죠. 망할 것 같던 회사도 업그레이드 몇 번이면 부활하고, 삼성 애플이 될 것만 같던 회사도 다른 회사의 역 토큰에 모토롤라가 되어버리는 운영의 맛! 철도 운영에 대한 것은 게임의 복기로 대신 소개해보도록 하겠습니다.


6. 경험해본 게임의 양상

 운 좋게도 운영에 조금 더 치중된 46과 주식에 좀 더 비중이 있는 89, 서로 다른 두 게임을 해보게 되었습니다. 1846 첫 번째 플레이는 무려 10시간이 걸렸습니다. 사소한 에러플들이 하나 두개 겹쳐지니 거의 두 배에 달하는 플레이타임을 달성하게 되더군요. 1등은 8,000달러 2,3등은 7,000달러 대 4등은 4,000달러대로 플레이가 마무리 되었습니다. 4등 플레이어는 협업을 거부하고 혼자 회사를 출범시키고 혼자 달리다가 다른 기업들의 알박기에 피해를 많이 입었었습니다. 신기한 것은 함께 플레이한 4명 모두 너무 재밌어서 그 다음 주에 바로 또 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에러플과 종이지폐의 압박으로 10시간 플레이한 <1846>

이미지 출처 : 본인


 두 번째의 46플레이는 약 4시간 반 정도 걸렸고 많은 에러플들을 잡고 플레이했습니다. 그중에 실험적인 루트를 개척하고 싶어 하던 친구는 중반 이후 모든 회사를 매각하고 증권맨 게임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여기 딜하고 저기 딜하고 이빨로 먹고사는 모습을 보여줬지만, 사장을 못하면 어쩔 수 없이 주식 증서 제한과 운영에서 끌려 다니기 때문에 좋은 점수를 낼 수는 없더군요. 거기에 마지막의 마지막에 시카고에 들어가는 마지막 역에 역을 박는 통수로 저는 큰 피해를 입었고, 저도 바로 다음 플레이어에게 통수를 쳐서 46년의 원한관계가 형성되었습니다. 이 때에는 이 일이 43년뒤에 일본에서 칼을 맞는 계기가 될 줄은 몰랐었죠.

두 번째에는 5시간 만에 끝냈다. <1846>

이미지 출처 : 본인


 46의 첫 플레이 이후 주식놀음이 더 강하다는 89에 대한 열망이 커져가다가 마침내 세 번째 주에 하게 되었습니다. (3주 연속 18시리즈를 했습니다.) 1889는 원래 46을 같이 했던 두 분과 89로 처음 입문하신 분이랑 저까지 네 명이서 했는데 초보자를 위해 50엔을 더 주고 한번 무르기 가능하게 해줬습니다. 저희는 일단 돈거래가 끝나면 물릴 수 없는 지옥의 룰을 자체적으로 정해서 하고 있기 때문에 아주 소소한 배려를 해줬다고 생각하고 있긴 했습니다. 46에 익숙해져있던 플레이어들은  타일도 하나씩밖에 못 깔고 역 토큰의 개수도 매우 적은 89의 더딘 철로 발전에 고민을 하다가, 이 게임은 주식놀음을 위한 게임이란 것을 깨닫고 주식마귀짓을 곧 하기 시작합니다.


 우와지마(노랑)의 사장으로 기업을 출범시킨 플레이어가(46에서 제가 통수친) 방심하고 새로운 회사를 위해 주식을 모으고 계시길래 우와지마를 낼름 집어와서 사장 자리를 가로챘습니다. 마침 사기업도 본전에 산 우와지마라 큰 손해도 없었고, 야금야금 들어오는 사기업 수익이 오히려 쏠쏠했죠. 엄청 부들부들 하셨습니다. ‘부숴버릴거야..’ 하시길래 잘 키워서 돌려드린다는 약속의 말을 남겼습니다.


우와지마를 강탈했지만 평화(?)로운 4시대의 <1889>

이미지 출처 : 보드게임 긱


 북쪽에서 꿀 보너스를 먹던 타카마츠(빨강), 사누키(보라), 그리고 제가 운영하던 우와지마(노랑)와 아와(검정)이 돈을 많이 벌던 와중에 복수의 칼날을 갈던 이요(주황)의 사장플레이어가 우와지마의 복수를 하며 역을 설치해서 저는 우와지마 혹은 아와를 포기해야할 상황이 되었습니다.

 아와는 6:4주, 우와지마는 4:3:3주를 유지하던 중이라 긴 고민 끝에 우와지마를 털어서 10엔만 남기고(마지막 매너였습니다.) 아와에 디젤을 얹으면서 팔아넘겼습니다. '제가 잘 키워서 돌려드린다고 했잖아요.'


우와지마를 팔아서 디젤기차를 마련한 아와와 빈털터리 우와지마(10원의 매너는 남겼다.)

이미지 출처 : 본인


 디젤이 팔리면서 4기차들이 터지고 우와지마는 4:3:3의 마지막 3주 플레이어에게 넘어가게 되었습니다. 이 분은 18의 입문자셨는데 아주 호되게 신고식을 치르게 된 것이죠. 주식 다 팔아서 기차를 겨우겨우 마련하고... 아직까지도 분노하고 계십니다. 덕분에 디젤기차를 보유한 사장이 되었지만, 여기저기 끌린 어그로 덕에 승리는 가까스로 따냈습니다.


 비록 세 게임밖에 못해봤지만 세 판 모두 다른 양상을 가진 신선한 게임 이었습니다. 위의 게임 복기는 소개로는 좀 불친절한 감이 있을 것 같은데요. 시리즈 각자의 매력이 있다는 소개글 정도가 목표였는데 전달이 되었을지 모르겠습니다. 쩝.. 부족한 필력이 이럴 때 참 아쉽군요.


7. 한국과 철도

 전 세계의 1800년대 철로시장을 배웠으면 이제 우리나라의 상황은 어땠는지 궁금증이 드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미국 공사로 근무 후 파견에서 돌아온 이하영이 미국에서 본 기차의 필요성에 대해 설파하며 장난감 기차를 고종에게 선물한 일이 대한민국 철도의 시발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고종도 기차에 매우 큰 관심을 가지며 받아들이고자 하지만 당시 조선의 상황은 매관매직이 성행하고 기울어가던 시기라 기술력과 돈이 없었고요. 이게 현대에 와서 대한민국 철도의 창시자라고 이하영이 불리는 까닭입니다. 그래서 철도박물관에는 고종을 도와 대한민국의 철도를 발전시킨 사람이라고 초상화가 걸려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하영이 아니더라도 결국에는 일본이나 미국 등의 열강에 의해 철도사업이 진행되긴 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이하영은 친일파였습니다. 한·일 합방 후 일제로부터 자작 작위를 받았고, 그 뒤 조선 총독부 중추원 고문을 지낸 전형적인 친일파였죠. 2009년 민족문제연구소에서 발간한 '친일 인명사전'에도 오른 성골(?) 친일파입니다. 재밌는 사실은 이하영이 고종에게 장난감 기차를 바친 해가 1889년 이라는 것입니다. 모두에게 재밌는 일은 아니고 이 글을 읽는 18xx시리즈에 관심이 있는 분들에게만 해당되는 재미긴 합니다만. (1889는 핸드메이드해서 플레이하세요.)


철도박물관에 기록된 친일파 민병석 이하영, 그리고 고종

이미지 출처 : 오마이뉴스, 철도박물관


 그로부터 4년 뒤 1893년 일본인들이 경부선 철도 노선 측량에 나서면서 “조선의 새를 연구하는데 총을 사용하니, 조선인들이 다칠까봐 줄을 치는 것."이라고 둘러댑니다. 퉷 돌맞을놈들 같으니. 노선측량은 일본이 했지만 철도 부설권을 따낸 것은 미국이었습니다. 그래도 곧 일본에게 팔아서 결국에는 일본이 부설권을 갖게 되었지만요.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의 배경이 이 시기입니다.


 이 중요한 때에 그럼 조선은 뭘 했느냐? 우리땅에서 외국인들이 철로를 놓네 마네 하는 마당에요. 이것과 관련된 또 재밌는 일화가 있습니다. 1899년 경인선의 개통식이 열리는 날이었는데요. 일본어로 된 축사가 끝나고 이 역사적인 첫 발차의 순간에 대한제국의 학부대신도 초대를 받은 상태였습니다. 그런데 이 올곧은 심지의 학부대신이 경적이 울리는 순간에 자리를 비워 어디갔나 부하가 급히 찾아보니 화장실에 있었답니다.

 '대감마님 화통이 곧 출발합니다.'

 '어허 내 볼일이 끝나지 않았으니 기다리라고 하거라.'

철도가 누가 기다리라고하면 기다린답니까? 이리오거라~ 기다리거라~ 하던 시대에 살던 학부대신이 왔을 때는 열차는 이미 출발한 뒤였고 이 일화를 대한제국의 봉건제도는 근대의 쓴맛을 보게 되었다고 표현한 칼럼이 인상 깊었습니다.


당시 경인선 개통식에서 운행된 열차

이미지 출처 : 구글 이미지 검색


 사대부야 이렇게 공식적으로는 열강에게 맥을 못 추는 행보를 보여주었다지만 그렇다고 모두가 손을 놓고 바라만 보지는 않았다는 점이 최근 연구에서 밝혀졌습니다. 위에 썼듯이 1989년이 대한민국 철도역사의 시작이라는 것이 학계의 통설(분하게도 친일파 이하영이 철도역사의 시작이라는 그 통설)이었습니다만, 미국공사 서기관이었던 독립운동가 이상재 선생의 유품이 공개되면서 1888년의 고종과 그 신하들의 철도를 위한 치열한 외교의 흔적이 발견되었다고 합니다. 친일파였던 자가 한국 철도사의 아버지로 둔갑되어 박물관에도 친일에 대한 언급은 쏙 빠진 채로  추대 받고 있다가 독립운동가와 그의 후손에게서 밝혀진 우리 조상들의 노력이 참 뭉클합니다.

1887년 주미대한제국공사관 서기관으로 임명된 이상재 선생.

이미지 출처 : 문화재청


 하지만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친일파(미국인이던 한국인이던 간에요)와 일본을 위시한 열강에 의해 설치된 주요 철로들은 불행히도 1910년 8월부터 1945년 8월 15일까지 일본에 의해 이용당하게 되었습니다. 요즘 같은 시국에~ 시국에~ 하는데 알아볼수록 비단 요즘에만 해당하는 일은 아니고 참 질긴 악연인 것 같습니다.


8. 마치며

 주저리주저리 말이 길어졌군요. 특히 한국의 철도사에 대해서는 너무 재밌어져서 오버해버린감이 조금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누군가 훗날 한국배경의 18xx을 만들게 된다면 이 글이 조금이라도 배경조사의 짐을 덜게되는 역할을 했으면 좋겠네요. 이건 진짜 여담의 여담인데 초등학교 5~6학년쯔음 학원에서 국어선생님이 영화 마루타를 보여줬던 기억이 납니다. 정말 충격적이어서 당시 마루타부대에 대한 책도 읽어보고 했던 기억이 나네요.


 쓰다 보니 정말 처음에 서문에 적은대로 게임에 대한 얘기는 별로 안한 것 같습니다. 글을 읽으시는 목적에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글을 쓰게 된 목적에는 정확하게 부합하는 것 같아서 뿌듯하네요. 말이야 이렇게 하지만 꽤 오랜시간 정성들여 쓴 글이니 즐겁게 읽어주셨길 바라며, 부디 다음번에도 이렇게 (제 기준에서) 긴 헛소리를 늘어놓을 만큼의 열정을 주는 게임을 만나게 되길 기원하며 글을 마치겠습니다.


참고

<프레시안> ‘달리는 철도에서 본 세계’

<허핑턴포스트> 19세기에 태어난 마지막 생존자가 117세를 일기로 숨을 거뒀다

<한국철도 100년사>

<한국민족문화대백과>

<오마이뉴스> 철도박물관, 민병석·이하영 친일 행위 쏙 빼고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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